(오마이뉴스) 일본 초등학교 98%가 외발자전거를 탑니다^^

관리자 일반 0 3,922 2007.06.20 14:24

▲ 지난 3월 31일, 4월 1일 이틀동안 대한외발자전거협회는 외발자전거 하키 경기, 활쏘기 등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올해 가을엔 외발자전거 농구경기를 실시할 계획이다. 사진은 농구 연습 장면.

지난 3월 31일 고양시 윈스턴 인라인 파크에선 외발자전거 하키팀 시범경기가 열렸다. 지난해 8월 26일 발족한 (사)대한외발자전거협회(회장 조윤제)가 외발자전거를 보급하기 위해 만든 행사다.
국내 최초의 외발자전거 하키팀 '천하무적'이 선을 보였고, 이튿날엔 서울 도림천에서 외발자전거 활쏘기 경기와 레벨 테스트를 개최했다. 앞으로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함께 하는 외발자전거 사물놀이를 비롯 외발자전거 농구 등 다양한 종목을 개발한다는 게 협회 방침이다.

이번 행사엔 일본외발자전거협회(Japan unicycle association) 소속의 츠치야 후유키 사무국장과 나리타 타카코씨가 참석했다. 츠치야 사무국장은 1988년 푸에르토리코 대회 챔피언으로 레이싱 전문이다. 나리타씨는 전 일본대회 및 세계대회 12회 연속 챔피언 출신이며, 현재 각종 대회 심판과 강사로 활동 중이다.

츠치야 국장은 31일 세미나를 통해 외발자전거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을 가르쳤다. 세미나장에 모인 20여명의 회원들은 츠치야 국장과 나리타씨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가르침에 따라 외발자전거를 타다가 '꽈당' 넘어지기도 하고, 부축을 받고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나리타씨가 세련된 솜씨를 시범을 보일 때는 모두들 숨죽였다. 츠치야 국장은 "일본 초등학교의 98%가 외발자전거를 교육하고 있고, 약 2000만명의 외발자전거가 있다"면서 "외발자전거가 균형감각을 기르는데 아주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츠치야 국장, 나리타씨와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일본 외발자전거 인구는 2000만명



▲ 일본외발자전거협회 사무국장인 츠치야 후유키씨.

-외발자전거 하면 '서커스'가 먼저 떠오른다. 일본은 어떤가.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30여년전엔 일본에서도 '외발자전거'는 '서커스'로 인식했다. 29년전에 이런 상황이 바뀌었는데, 그 때 일본자전거클럽이 발족됐다. 이후 동호회가 만들어지고, 대회가 열리면서 인식이 바꾸기 시작했다. 특히 17년전 문부성이 모든 초등학교에서 외발자전거를 가르치도록 조치를 내린 게 기폭제가 됐다."

-초등학교 외발자전거 교육에 대해 좀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초등학교 3, 4학년들이 대상이다. 두발자전거도 교육하긴 하는데, 대부분 외발자전거라고 보면 된다. 일본에 초등학교가 약 2만 3천개 가량인데, 이중 98%의 학교에서 외발자전거를 교육하고 있다."

-정식 수업을 한다는 뜻인가?

"그것은 아니고, 98%의 학교가 외발자전거를 갖고 있다. 그러면 이들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동아리 활동을 하고, 관련 협회에서 강사를 파견하거나 학교 교사가 가르치는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진다. 20-30% 정도의 학교는 거의 전교생 수대로 외발자전거를 갖고 있다."



	▲ 츠치야 사무국장이 외발자전거 시범을 보이고 있다.

-교육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게 문제일 것 같은데.
"크게 세 가지 방식이다. 첫번째는 협회에서 강사를 파견했을 때, 교사가 보고 있다가 이후 배워서 가르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자연스럽게 교사가 길러진 경우다. 29년전 협회가 발족할 때 자전거를 타던 아이들이 지금은 성인이 됐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세 번째는 협회가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일괄교육을 하는데, 이들이 학교에 돌아가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문부성이 그냥 받아들이진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이런 조치를 내리게 됐나.
"어렵고 복잡한 문제다. 우리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웃음) 쉽게 말하자면 우리는 외발자전거가 어린이들의 균형감각을 키우는데 좋다고 계속 홍보했는데, 문부성이 그 대목에 공감했던 것 같다. 어린이들, 특히 3-4학년 때 균형감각을 키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문부성이 관련 운동과목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외발자전거를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부성에선 모든 학교에 일괄적으로 지침을 내렸는데, 금전 지원은 전혀 없었다. 일본외발자전거협회(일륜차협회) 또한 무료 연수를 실시해 외발자전거를 보급하고 있다."

-외발자전거가 초등학교에 널리 퍼진 것은 알겠다. 그러면 일본 전체에서 외발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되나.

"대략 2000만명이 외발자전거를 탄다."

-혹시 외발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이나 통학을 하기도 하나.

"그렇진 않다. 일본에서도 외발자전거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외발자전거는 보행자로 취급된다. 보행로에서 타도 문제없다. 인라인스케이트는 보행자가 아니다. 사고 문제 때문에 학교에서도 외발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는 것은 거의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혹 시골 학교 같은 곳에선 허용하는 곳도 있는데, 외발자전거를 타고 통학이나 출퇴근하면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된다."

"외발자전거 타기 1주일이면 가능하다"



▲ 나리타씨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 외발자전거의 세계에 빠지게 됐나.(이 질문에 대한 설명은 나리타씨가 했다.)

"초등학교 3학년때 방과후 활동 중 우연히 클럽하우스에서 외발자전거를 보게 됐다. 혼자서 외발자전거를 탔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이후 사람들과 팀을 이뤄 연습을 하고 춤도 추면서 외발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옷을 입고 음악에 맞춰 여러 사람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 때문에 큰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일본외발자전거협회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일본의 유일한 외발자전거협회다. 회원은 3천명인데, 전부 현역 선수다. 일본엔 공인받은 외발자전거 대회인 '전일본대회'가 있는데, 협회에서 인증을 받아야만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참가하는 보급대회는 아주 많다. 대략 35개 정도."

-전일본대회를 좀더 자세히 소개한다면.

"1년 동안 시간을 두고 총 7개 종목을 치른다. 레이스, 솔로, 그룹, 페어, 마라톤, 유니댄스, 기술 등이다. 이중 마라톤은 42.195km를 달리는데, 보통 2시간 30분대면 다 들어온다. 지금까지 최고 성적은 2시간 4분대였다."

-외발자전거를 배우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 가격도 궁금하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어른이 하루 30분 시간을 들여 1주일만 타면 된다. 어린이는 하루 30분 시간을 들여 3-4일이면 된다. 가격은 차이가 있는데, 보급용 자전거라면 1만 5000엔(한화 15만원) 정도. 전문가용은 2만 3000엔(한화 23만원) 정도 한다."

(사)대한외발자전거협회는?

국내 태권도 사범들이 주축



	▲ 한 어린이가 외발자전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 어린이는 현재 2단계 레벨 테스트를 통과했다. 외발자전거 테스트는 총 10단계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8월 발족한 단체로 43개 단체 회원이 등록해 있다. 국내 태권도 사범들의 모임인 '정무사범연합회'가 미국 초청시범을 다니던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접한 뒤 외발자전거를 들여왔다. 조윤제 회장은 당시 외발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노부부의 모습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협회는 지난해 9월 30일 1기 지도자를 배출했으며, 12월 29일 1회 레벨 테스트를 실시한 뒤, 올해 4월 1일 네 번째 레벨 테스트를 실시했다. 레벨 테스트는 총 10단계로 이뤄져 있으며, 현재 4단계까지 진행한 상태다.

레벨 테스트는 30cm 라인 안쪽으로 10m 가기, 3m보다 적은 지름 안에서 8자 모양으로 가기, 90도로 방향 전환, 직각으로 떨어지기 등으로 이뤄진다. 1회 21명, 2회 45명, 3회 120명, 4회 190명이 레벨 테스트를 받았으며, 서울, 경기남부, 경기북부 등 3개 지부가 각각 테스트를 실시한다.

한편 이 단체와는 별도로 지난해 7월 9일 발족한 한국외발자전거협회가 있다. 이 단체는 2001년 7월 11일 다음카페 '외발자전거'가 효시로 2002년 2월 한국외발자전거동호회로 확대한 뒤, 국제외발자전거대회 참석, 전국체육대회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정회원 200여명과 1300여명의 온라인 회원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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